조직이 아니라 기능을 비교한다
쿠보타의 KSAS는 영농관리 소프트웨어이고, JA는 협동조합이며, 일본의 보급지도센터와 한국의 농업기술센터는 공공기관이다. 셋을 같은 종류의 조직처럼 비교하면 “누가 누구를 대체하는가”라는 질문에 갇힌다. 먼저 각 조직이 무엇을 측정하고 제공하는지 나눠 볼 필요가 있다.
| 전달망 | 공개된 규모 | 기준 시점 | 주된 역할 |
|---|---|---|---|
| 일본 공공 보급조직 | 보급직원 7,069명, 센터 362곳과 지소·주재소 117곳 | 2024년도 말 | 기술·경영 지도, 재해 대응, 신기술 정착과 관계기관 조정 |
| 일본 JA | 영농지도원 약 1만 2천 명 | 2023년도 | 재배·경영 상담, 생산부회, 자재와 공동판매의 연결 |
| 쿠보타 KSAS | 이용자 약 3만 명, 등록 포장 약 22만 ha | 2024년 | 포장·작업·수확·농기계 데이터 관리와 분석 |
| 한국 지방농촌진흥기관 | 9개 도 농업기술원, 156개 시·군 농업기술센터 | 2026년 | 지역 실증, 기술보급, 교육, 병해충·재해 대응 |
일본 공공 보급조직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2024년도 말 전국 362개 센터와 117개 지소·주재소에서 보급직원 7,069명이 일했다. 이 가운데 국가 자격을 갖춘 보급지도원은 5,843명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25년 운영 지침에서 스마트농업 기술의 도입과 농업지원서비스 활용을 보급사업의 기본 과제로 명시했다. 공공의 역할은 민간 서비스를 직접 만드는 일보다 농가의 도입 계획과 현장 적용을 돕는 쪽으로 넓어지고 있다.
KSAS가 맡는 일은 기록과 연결이다
쿠보타는 2014년 KSAS 서비스를 시작했다. 포장 위치와 면적, 작업일지, 수확 실적, 농기계 가동 정보를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관리하고, 대응 농기계의 작업 데이터와 연결한다. 쿠보타가 공개한 2024년 수치는 이용자 약 3만 명, 등록 포장 약 22만 ha다. 쿠보타 농기계가 없어도 기본 서비스를 쓸 수 있지만, 대응 기계를 보유하면 자동 일지와 기계 정보 같은 연계 기능이 늘어난다.
2025년 7월 정식 공개된 KSAS AI 채팅은 KSAS 사용법, 신규 취농 정보, 기본적인 재배 질문에 답한다. 현재 기능을 농장별 처방 시스템으로 부르는 것은 과장이다. 쿠보타는 농가가 등록한 영농 데이터를 생성형 AI로 분석하는 기능을 앞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된 기능과 개발 계획을 구분해야 한다.
| 업무 | KSAS | JA | 공공 보급조직 |
|---|---|---|---|
| 포장·작업·기계 기록 | 주된 기능 | 농가 지원과 조직 관리에 활용 | 실증·지도 과정에서 활용 |
| 농기계 연동·가변 시비 | 주된 기능 | 외부 서비스 도입·보급 | 도입 상담과 현장 실증 |
| 병해충·재해 대응 | 정보 제공 가능 | 현장 연락과 공동 대응 | 공적 대응의 중심 |
| 생산부회·공동선별·공동판매 | 핵심 기능 아님 | 주된 기능 | 필요할 때 조정·지원 |
| 신용·공제 | 제공하지 않음 | 종합 JA의 핵심 사업 | 제공하지 않음 |
표에서 보듯 KSAS는 일부 지도 업무를 자동화하지만 JA 전체를 대체하지 않는다. 공동선별과 출하, 생산부회 운영, 자재 조달, 신용과 공제는 지역 조직과 공동 행동이 필요한 일이다. 반대로 JA가 농기계 데이터 처리와 위성 분석을 모두 내부에서 개발할 이유도 없다. 경쟁은 조직 전체가 아니라 작업 기록, 분석, 상담처럼 분리 가능한 기능에서 일어난다.
JA도 민간 플랫폼과 연결한다
JA 영농지도원은 2023년도 기준 약 1만 2천 명이다. JA그룹은 영농지도를 생산 확대와 농업소득 증대를 위한 핵심 기능으로 규정한다. 지도원은 기술·경영 상담뿐 아니라 시장 정보, 새 작물 도입, 판매 조직과의 연결을 맡는다. 상담이 공동판매와 자재 공급으로 이어지는 구조이므로, 독립된 앱보다 관계의 범위가 넓다.
그렇다고 JA와 민간 플랫폼이 언제나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JA전농·BASF·쿠보타는 2024년 xarvio FIELD MANAGER와 KSAS를 연계했다. xarvio가 위성 자료로 만든 가변 시비 지도를 KSAS로 보내고, KSAS가 대응 이앙기에 무선 전달하는 구조다. JA전농은 서비스를 보급하고, BASF는 작물 분석을, 쿠보타는 농기계와 영농 데이터를 잇는다. 한 주체가 모든 기능을 소유하지 않아도 서비스가 성립한 사례다.
데이터 연결이 서비스 경쟁을 가른다
KSAS API는 포장, 농기계, 농약, 비료, 작부계획, 작업지시와 일지 정보를 외부 시스템에 제공하고, 가변 시비 지도와 포장·기계 정보를 다시 등록할 수 있게 한다. 연계에는 농가가 직접 만든 외부 앱 연계 계정과 동의가 필요하며, OAuth 2.0 인증을 사용한다.
공개 API는 중요한 진전이지만, 그 자체가 완전한 데이터 이동권을 뜻하지는 않는다. 계약을 끝낼 때 영농 기록을 표준 형식으로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지, 다른 서비스로 옮긴 뒤 기존 사본은 언제 삭제되는지, 기계 원자료까지 반출할 수 있는지는 별도 약관과 계약에서 확인해야 한다. 농가의 선택권은 앱의 수보다 기록을 잃지 않고 서비스를 바꿀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한국에서는 156개 센터와 민간의 역할을 나눠야 한다
한국은 9개 도 농업기술원과 156개 시·군 농업기술센터가 지역 실증과 교육, 병해충·재해 대응을 맡는다. 공공기관이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면 농가는 새로운 기술을 접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반면 민간 서비스가 무료·저비용 공공 업무와 같은 기능을 팔면 지속적인 수익을 만들기 어렵다.
여기서 “공공이 민간을 밀어낸다”는 결론으로 바로 갈 수는 없다. 농가 규모, 작목의 다양성, 장비 투자 여력, 데이터 표준과 조달 방식도 시장을 좌우한다. 공공 현장망은 민간 기술을 검증하고 농가의 현장 적용을 돕는 창구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센터의 존재가 아니라 역할과 구매 규칙이 불명확하다는 데 있다.
| 주체 | 우선 책임 | 성과를 확인할 지표 |
|---|---|---|
| 공공 | 재해·병해충 대응, 기초 진단, 취약농가 접근, 기술의 중립적 검증 | 접근 농가 수, 대응 시간, 현장 문제 해결률 |
| 농협·생산자 조직 | 공동구매·공동판매, 생산 기준, 공유시설과 집단 서비스 | 판매조건, 공동비용, 참여 농가의 소득 변화 |
| 민간 기업 | 농기계 연결, 원격탐사, 농장별 수익 분석, 자동화와 유지보수 | 작업시간, 투입량, 수량·품질, 재계약률 |
| 공통 규칙 | 농가 동의, 표준 API, 데이터 반출·삭제, 성과 검증 | 연계 서비스 수, 이전 성공률, 장애 처리 시간 |
정책은 네 가지를 물어야 한다
- 공공의 기준선은 어디까지인가. 재해 대응과 기초 진단처럼 누구에게나 보장할 서비스와, 농장별 고도 분석처럼 별도 비용을 받을 서비스를 목록으로 구분해야 한다.
- 농가는 기록을 가지고 나갈 수 있는가. API 접속뿐 아니라 계약 종료 시 일괄 반출 형식, 동의 기록, 삭제 시한과 이전 지원을 조달 조건에 넣어야 한다.
- 무엇을 구매하고 평가할 것인가. 시스템 구축 건수보다 작업시간, 비료·농약 투입량, 수량과 품질, 농가 재이용률을 도입 전후로 비교해야 한다.
- 현장에서 누가 끝까지 돕는가. 농촌지도사와 농협 지도원은 제품 판매자가 아니라 농가의 조건에 맞는 도구를 검증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기업에는 교육·장애 대응·데이터 이전까지 서비스 책임을 물어야 한다.
쿠보타가 보여 주는 변화는 JA의 소멸이 아니다. 기록과 분석은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공동판매와 지역 조정은 조직에 남으며, 공공은 접근성과 중립성을 책임지는 방향으로 일이 다시 나뉘고 있다. 한국에서 민간 AgTech의 공간을 넓히는 방법도 공공 조직을 줄이는 데 있지 않다. 세 주체가 연결될 규칙과 농가가 이동할 권리를 만드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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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자료의 한계. 국가별 인력·기관 분류가 다르고, JA·쿠보타 수치는 각 기관이 공개한 조직·서비스 현황이다. 이용 규모만으로 서비스의 효과를 판단할 수 없다.
- 일본 농림수산성. (2026). 「協同農業普及事業をめぐる情勢」. 2024년도 말 보급직원·센터 현황과 2025년 운영 지침.
- JA그룹. 「営農指導事業」. 2023년도 JA 영농지도원 수와 업무 범위.
- 쿠보타. (2025). 개인투자자 대상 설명자료. 2024년 KSAS 이용자와 등록 포장면적.
- 쿠보타. (2025). 「KSAS AIチャット」を公開. 현재 기능과 향후 영농 데이터 분석 계획.
- 쿠보타. KSAS Developers. API 데이터 항목, 농가 동의와 외부 앱 연계 절차.
- JA전농·쿠보타·BASF. (2024). xarvio FIELD MANAGER와 KSAS 연계 발표. 가변 시비 지도와 농기계 연계 사례.
- 농촌진흥청. (2026). 9개 도 농업기술원·156개 시·군 농업기술센터 현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