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다’는 말의 범위부터 정하자
식품은 생산·가공·유통·조리·폐기의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낸다. FAO는 2022년 전 세계 농식품 시스템의 배출량을 162억 tCO₂e, 전 세계 인위적 배출의 29.7%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농장 안의 작물·축산 활동은 78억 tCO₂e(48%), 토지 이용 변화는 31억 tCO₂e(19%), 생산 전후 공급망은 53억 tCO₂e(33%)였다.
162억 t의 배출을 개인의 장바구니만으로 줄일 수는 없다. 농업 생산 방식, 에너지, 물류, 공공 급식과 식품 폐기 정책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
개인이 바꿀 수 있는 범위도 있다. 식품의 탄소발자국은 생산부터 운송·보관·폐기까지의 배출을 합친 값이다. 소비자가 전 과정을 통제할 수는 없어도, 자주 먹는 메뉴와 버리는 양은 조정할 수 있다.
탄소발자국은 비교의 출발점이다
Poore와 Nemecek의 전 세계 식품 생산 자료를 바탕으로 Our World in Data가 정리한 평균값에서는 육우와 양고기의 배출이 콩·완두·두부보다 높게 나타난다. 이 값은 개인 식단 처방이 아니라 품목과 생산 방식의 차이를 보여 주는 비교값이다. 자주 먹는 한 끼에서 단백질 구성을 바꿀 여지가 있는지 살피는 데 쓸 수 있다.
| 식품군 | 평균 배출량 | 식탁에서 읽는 방법 |
|---|---|---|
| 육우 | 약 25kgCO₂e | 자주 먹는 양과 빈도를 먼저 살핀다. |
| 양고기 | 약 20kgCO₂e | 동물성 단백질 안에서도 차이가 있다. |
| 돼지고기 | 약 6.5kgCO₂e | 품목을 바꿔 보는 선택지가 있다. |
| 닭고기 | 약 4.3kgCO₂e | 육류 안에서도 품목별 차이가 있다. |
| 두부·콩·완두 | 약 1.6kg·0.65kg·0.4kgCO₂e | 영양 구성과 조리법을 함께 고려한다. |
식단 전체를 한 번에 바꿀 필요는 없다. 육우·양고기 중심 메뉴를 콩·두부·곡류·채소가 있는 메뉴로 가끔 바꿀 수 있다. 건강 상태와 영양 필요가 사람마다 다른 만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조합을 고르는 편이 낫다.
운송도 중요하지만, 전 세계 평균에서는 식품 배출의 약 6%로 추정된다. 같은 자료에서 포장은 5%, 소매는 3%, 가공은 4%다. 그래서 ‘가까운 식품’이라는 한 가지 기준보다 품목과 생산 방식을 먼저 보아야 한다. 다만 이 평균은 항공 운송·냉장 보관이 많은 품목의 경우를 대신하지 않으므로, 개별 식품의 이동 방식까지 지우는 숫자는 아니다.
남기지 않는 식탁은 이미 만든 배출을 줄인다
UNEP의 2024년 보고서는 2022년 소매·외식·가정에서 발생한 식품 폐기를 10억 5천만 t으로 추정한다. 먹을 수 없는 부분도 포함한 수치다. 1인당 연간 132kg, 하루로 환산하면 약 360g이며, 소비 단계에 공급된 식품의 거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가정 60%를 총량에 단순 환산하면 약 6억 3천만 t이다. 외식은 약 2억 9,400만 t, 소매는 약 1억 2,600만 t으로 이어진다. 다만 가정 비중이 가장 크다는 사실을 개인 책임의 비율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 수치는 먹을 수 없는 부분을 포함하고, 폐기가 일어난 장소를 나눈 것이지 원인을 한 사람에게 배분한 것이 아니다.
또한 이 통계는 소매와 소비 단계의 폐기를 다룬다. 농장에서 수확·저장·운송 과정에 생기는 식품 손실까지 모두 나타내는 숫자는 아니다. 따라서 해법도 냉장고 관리에만 머물 수 없다. 외식업의 제공량과 잔반 기록, 소매점의 임박 식품·규격 밖 농산물 판매, 공공 급식의 구매 기준처럼 외식과 소매에서 함께 줄일 장치가 필요하다.
음식물 폐기는 일부 부유한 나라만의 문제로도 읽기 어렵다. UNEP가 가정 부문에서 비교할 수 있다고 본 고소득·중상위소득·중하위소득 국가군의 관측 평균은 각각 81kg, 88kg, 86kg으로 차이가 7kg뿐이었다. 다만 저소득 국가와 외식·소매 부문은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같은 방식으로 비교할 수 없다.
음식을 버리면 음식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재배·사료·가공·운송·조리에 들어간 에너지와 자원도 함께 버려진다. UNEP는 더 넓은 범위의 식품 손실과 폐기가 전 세계 연간 온실가스 배출의 8~10%를 만든다고 본다. 이 비율은 앞의 소비 단계 폐기 총량과 같은 지표가 아니므로 둘을 합치거나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 새롭고 ‘친환경적인’ 식품을 사기 전에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먼저 쓰는 일이 기후 행동이 될 수 있는 이유다.
한 가지 표지로 답을 고르지 않는다
로컬푸드는 지역 경제와 신선도, 유통 관계의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동거리가 짧다는 사실만으로 탄소가 낮다고 말할 수는 없다. 품목과 생산 방식, 운송수단, 냉장·가열 과정이 함께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생산 단계의 차이가 큰 품목에서는 이동거리보다 무엇을 먹는지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포장과 유기농 여부도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포장을 줄일 이유는 충분하지만, 포장만으로 식품 전체의 배출을 판단하면 생산과 폐기에서 생기는 차이를 놓친다. 유기농 역시 단위 면적과 단위 생산량 가운데 무엇을 비교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한 가지 표지만으로 ‘저탄소’라고 판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소비자는 고르고, 시민은 기준을 묻는다
소비자로서: 오늘 먹을 양과 메뉴를 고른다
완벽한 식단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먼저 있는 식재료를 확인하고, 상하기 쉬운 것부터 쓸 양만 산다. 남은 음식은 다음 끼니로 넘길지 냉동할지 바로 정해 두면 냉장고 안에서 잊히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자주 먹는 메뉴에는 콩·두부·곡류·채소를 곁들이는 선택지도 있다.
시민으로서: 급식과 유통의 기준을 묻는다
학교·직장 급식은 남는 양을 기록하고, 소매점은 규격 밖 농산물과 임박 식품의 판매·기부 경로를 넓힐 수 있다. 시민은 공공 급식이 어떤 식품을 얼마나 구매하는지, 남은 음식은 어떻게 줄이는지, 지역의 먹거리 정책이 누구의 접근성을 넓히는지를 물을 수 있다. 식품을 덜 버리게 하는 구매 기준과 제도가 바뀔 때 개인의 선택도 더 쉬워진다.
식탁의 선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먹는 것과 버리는 양은 배출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더 큰 감축은 생산·급식·유통·폐기의 기준이 바뀔 때 가능하다. 소비자의 선택을 시민의 요구로 연결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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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FAO. (2024). Greenhouse gas emissions from agrifood systems: Global, regional and country trends, 2000–2022. 2022년 농식품 시스템 배출량과 농장·토지 이용·공급망 구성.
- Poore, J. & Nemecek, T. (2018). Reducing food’s environmental impacts through producers and consumers. Science, 360(6392), 987–992.
- Our World in Data. (n.d.). Environmental Impacts of Food Production. Poore & Nemecek 자료를 바탕으로 한 식품별 평균 배출량과 운송·포장·소매·가공의 비중 정리. 2026년 7월 31일 확인.
- UNEP. (2024). Food Waste Index Report 2024. 2022년 소비 단계 음식물 폐기, 소득집단별 가정 폐기 관측치, 식품 손실·폐기의 기후 영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