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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에 정박한 컨테이너선과 갠트리 크레인
KIFC 리포트 /

내 식탁까지의 거리 — 푸드 마일 이야기

저자(사)식량과기후
최종 수정일

푸드 마일은 무엇을 재는가

푸드 마일(Food miles)은 식품이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오기까지 이동한 거리를 뜻한다. 무게까지 곱해 톤킬로미터(t·km)로 계산하면, 같은 거리라도 많은 양을 옮긴 흐름이 더 크게 잡힌다.

이 지표는 식품이 얼마나 멀리 이동했는지를 묻는 데 유용하다. 다만 거리가 곧 탄소배출량은 아니다. 같은 토마토라도 난방온실에서 길렀는지, 제철 노지에서 길렀는지, 항공·트럭·선박 중 무엇으로 옮겼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세계지도 위에서 미국의 쇠고기·옥수수·오렌지, 브라질의 커피, 스페인의 돼지고기, 필리핀의 바나나, 호주의 밀이 한국으로 향하는 대표 수입 경로
그림 1. 한국 식탁으로 들어오는 7개 식품의 대표 공급 경로 금액은 2025년 해당 품목의 전체 수입액, 비율은 그림에 표시한 공급국의 수입액 점유율이다. 거리는 국가 대표 좌표에서 한국까지의 대권거리를 100km 단위로 반올림했다. 따라서 선과 거리는 실제 항로·운송수단·수입량을 반영한 푸드 마일(t·km)이 아니라 지리적 규모를 이해하기 위한 보조 정보다. 자료: aT 「2025 농림축산식품 수출입동향 및 통계」를 정리한 한국 농식품 수입 2025. 국가 경계: Natural Earth/KIFC GIS.

거리만으로 탄소를 판단할 수 없는 이유

푸드 마일을 둘러싼 수치가 엇갈리는 이유는 계산의 경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Poore와 Nemecek의 전과정평가 자료를 인용한 IPCC는 식품 관련 온실가스에서 운송 비중을 대체로 5~6%로 설명한다. 반면 국내·국제 운송과 상류 공급망을 넓게 포함한 Li 등의 2022년 연구는 식품 이동 관련 배출을 전체 식품시스템 배출의 약 19%로 추정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다. 첫 수치는 많은 식품에서 생산 단계의 비중이 크다는 점을, 둘째 수치는 식품 이동을 좁게 잡으면 배출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가까우면 저탄소”, “배로 오면 괜찮다”는 식의 판단은 모두 불충분하다.

표 1. 식품의 탄소를 볼 때 함께 확인할 항목
확인할 것왜 중요한가예시 질문
생산 방식난방·사료·비료·토지이용이 전체 배출을 크게 바꾼다.제철 노지 재배인가, 에너지 집약적 시설재배인가?
운송수단같은 거리라도 항공과 해상·철도의 배출 강도는 다르다.신선도를 위해 항공 운송이 필요한 품목인가?
유통 과정냉장·저장·소매 단계와 폐기량도 식품의 발자국에 포함된다.필요 이상으로 사서 버리는 양은 없는가?
공급망 구조탄소와 별개로 특정 국가·경로에 대한 의존은 수급 위험이 될 수 있다.대체 산지와 비축·조달 경로가 있는가?

한국에서 푸드 마일이 던지는 질문

한국에서는 푸드 마일을 탄소 지표 하나로 쓰기보다, 식량 공급망을 읽는 출발점으로 보는 편이 낫다. 식량자급률과 품목별 양곡자급률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별도로 관리한다. 이 통계는 어떤 품목을 얼마나 해외 조달에 의존하는지 확인하는 데 쓰이고, 푸드 마일은 그 조달이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 묻는다.

국내 생산 기반도 함께 봐야 한다. 통계청의 2025년 조사에서 전국 경지면적은 149만 9,911ha로, 2024년보다 4,704ha(0.3%) 줄었다. 이 수치가 곧바로 특정 식품의 수입량이나 탄소배출량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기본 지표다.

그래서 식량안보의 질문은 “얼마나 가까운가”보다 “어떤 품목을 어느 경로에 얼마나 의존하는가, 그 경로가 흔들릴 때 대안이 있는가”에 가깝다. 지역 생산은 탄소의 만능 해법이 아니라, 조달 경로를 다양화하고 생산·유통의 선택지를 남기는 한 방식이다.

식탁에서 할 수 있는 판단

기후를 생각한다면

원산지만 보고 결정하지 말고 제철·생산 방식·운송 조건을 함께 보자. 특히 신선도를 위해 항공 운송될 가능성이 큰 품목은 거리가 중요한 변수다. 반대로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필요한 만큼 사고 남기지 않는 선택은 생산지와 관계없이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식량안보를 생각한다면

국산을 고르는 이유와 탄소를 고르는 이유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국내산 구매는 국내 생산·유통 기반을 지지할 수 있지만, 모든 품목에서 자동으로 더 낮은 탄소배출을 뜻하지는 않는다. 품목별 자급 여건과 생산 조건을 함께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지역을 생각한다면

로컬푸드와 지역 급식은 이동거리만 줄이는 사업이 아니다. 생산자·소비자·급식·유통 주체가 지역 안에서 거래할 통로를 만드는 일이다. 그 통로가 유지되려면 가격, 물량, 계절성, 조달 안정성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수업이나 토론에서 쓸 질문

  • 같은 품목이라도 어떤 조건에서 국내산보다 수입산의 탄소가 낮을 수 있을까?
  • 학교급식이 지역 농산물을 늘리려면 가격 외에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 탄소·가격·식량안보가 서로 다른 선택을 가리킬 때, 무엇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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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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