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플레이션은 식품값 상승의 한 부분이다
기후플레이션은 폭염·가뭄·과습 같은 기후 충격이 생산과 공급을 흔들어 물가를 밀어 올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널리 쓰이는 표현이지만 소비자물가지수처럼 정해진 산식이 있는 공식 통계는 아니다. 연구에서는 기온·강수와 물가의 관계를 추정하고, 계절성과 세계 경기 같은 다른 요인을 통제한 뒤 남는 영향을 계산한다.
유럽중앙은행의 이자벨 슈나벨은 2022년 강연에서 기후 피해의 비용인 기후플레이션, 석유·가스 의존에서 생기는 화석플레이션,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금속·광물 수요에서 생기는 그린플레이션을 구분했다. 셋은 동시에 나타날 수 있지만 원인이 다르다. 식품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기후 탓이라고 말하면 대응 수단도 잘못 고르게 된다.
전체 지수보다 품목의 방향을 본다
FAO 식품가격지수는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다섯 품목군의 가격 흐름을 보여 준다. 2026년 6월 전체 지수는 130.3으로 전월보다 0.3% 내렸지만, 전년 동월보다는 1.7% 높았다. 2022년 3월 최고점보다는 18.7% 낮은 수준이다.
| 품목군 | 지수 | 전월 대비 | 전년 동월 대비 |
|---|---|---|---|
| 전체 | 130.3 | -0.3% | +1.7% |
| 곡물 | 110.2 | -3.5% | +2.7% |
| 식물성 유지 | 192.0 | +3.8% | +23.3% |
| 육류 | 131.0 | +0.4% | +4.0% |
| 유제품 | 117.4 | -1.5% | -24.5% |
| 설탕 | 89.7 | -5.7% | -13.3% |
같은 달에도 방향은 크게 갈렸다. 식물성 유지는 1년 전보다 23.3% 올랐고 유제품은 24.5% 내렸다. 육류는 지수 작성 이후 최고치인 131.0을 기록했다. 식물성 유지에서는 호주·캐나다의 유채 파종에 불리한 날씨가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였지만, 바이오연료 수요와 수출 물량도 함께 작용했다. 기후는 원인 하나이지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충격은 네 경로로 장바구니에 온다
기후 충격과 소비자 가격 사이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국내 농산물은 수확량과 품질을 통해 비교적 빨리 영향을 받는다. 수입 곡물과 유지작물은 산지 가격, 운임, 환율을 거치며 시차가 길어진다. 에너지와 비료 가격은 생산비를 통해, 운하·항만 차질은 물류비와 도착 시간을 통해 가격에 닿는다.
한 번의 고온 충격이 12개월 남을 수 있다
Kotz 등은 1996~2021년 전 세계 월별 소비자물가와 기상 자료 2만 7천여 건을 고정효과 모형으로 분석했다. 기준 기온이 25°C인 국가·월에서 월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C 높아졌을 때, 식품 물가에 미친 누적 효과는 이후 1년 동안 0.17%p로 추정됐다. 처음 오른 가격이 뒤이은 하락으로 상쇄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효과는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달랐다. 더운 달과 더운 지역에서 고온의 영향이 컸고, 저위도에서는 연중 상승 압력이 나타났다. 평균 기온뿐 아니라 일교차 변동성과 과습의 영향도 12개월 지속됐다. 반면 단기 극한 강수는 충격 직후에는 물가를 올렸지만 장기 누적 효과는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
2035년에는 얼마나 커질까
연구진은 기후모형의 2035년 기온 조건을 역사적 물가 반응 모형에 대입했다. 배출 시나리오와 모형 설정을 모두 포함한 전 세계 평균 추정 범위는 식품 물가 상승 압력 연 0.92~3.23%p, 전체 물가 상승 압력 연 0.32~1.18%p였다. 이는 확정된 물가 전망이 아니라, 기온 상승만으로 더해질 수 있는 압력의 범위다.
| 조건 | 식품 물가 | 전체 물가 |
|---|---|---|
| 2035년 전 세계 평균 | 연 +0.92~3.23%p | 연 +0.32~1.18%p |
| 2022년 유럽 여름 고온 사례 | 누적 +0.43~0.93%p | 누적 +0.18~0.41%p |
기후가 설명하지 않는 몫도 크다
가격 전달 과정에는 환율, 에너지, 재고, 수출 제한과 유통 구조가 함께 들어온다. 2022년 2월 유로 지역에서는 에너지가 전체 물가상승률의 절반 이상을 설명했다. 당시 식품값 상승을 모두 기후플레이션으로 부르면 화석연료 가격과 지정학적 충격을 놓치게 된다.
| 요인 | 가격에 닿는 경로 | 살펴볼 지표 |
|---|---|---|
| 기후·작황 | 생산량과 품질 | 산지 기상·수확 전망 |
| 환율 | 수입 단가 | 원/달러 환율 |
| 에너지·투입재 | 난방·비료·사료·운송비 | 유가·가스·비료 가격 |
| 무역·수급 정책 | 수출 제한·관세·비축 방출 | 재고와 정책 변화 |
| 유통 구조 | 산지와 소비지의 가격 차 | 도매·소매 가격 |
장바구니에서 무엇을 확인할까
소비자는 전체 식품값이 올랐다는 뉴스보다 어떤 품목이, 어느 단계에서 올랐는지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제철 대체 품목을 고르고 필요한 양만 사는 일은 단기 대응이 된다. 그러나 가격 충격을 개인의 구매 요령만으로 흡수할 수는 없다.
시민의 질문은 더 넓다. 공공 급식은 가격 급등기에 어떤 대체 식단을 준비하는지, 정부는 비축과 수입선을 어떻게 분산하는지, 산지는 기후 적응형 품종과 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 기후플레이션은 장바구니에서 보이지만, 완충 장치는 생산·무역·유통 정책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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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Kotz, M., Kuik, F., Lis, E. & Nickel, C. (2024). Global warming and heat extremes to enhance inflationary pressures.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5, 116.
- FAO. (2026). FAO Food Price Index, June 2026. 2026년 7월 3일 발표.
- Schnabel, I. (2022). A new age of energy inflation: climateflation, fossilflation and greenflation. European Central Ban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