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지구를 데운다? — 한국 농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현주소

Abstract

농업이 지구를 데운다? — 한국 농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현주소

벼논에서 축사까지, 데이터로 보는 농업 온실가스의 구조와 변화

데이터 에세이 기후×농업 탄소중립 2026.03 · 읽는 시간 약 10분
핵심 메시지

한국 농업 부문 온실가스는 국가 총배출량의 약 3.2%. 작아 보이지만, 전 세계 농식품 시스템은 인류 온실가스의 약 30%를 배출합니다. 한국의 3.2%에는 에너지 사용·식품 공급망 배출이 빠져 있습니다.

한국 분야별 온실가스 배출 비중 (2022년)
출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24년 공표 (1990–2022 인벤토리)
724.3 백만톤 CO₂eq
에너지 86.9%
산업공정 7.6%
농업 3.2%
폐기물 2.4%
에너지가 압도적이지만, 농업의 3.2%(약 2,120만 톤)는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메탄은 같은 양의 CO₂보다 온난화 효과가 28배, 아산화질소는 265배 큽니다.

2024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6억 9,158만 톤으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7억 톤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2018년 정점 이후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2030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는 2018년 대비 40% 감축4억 3,660만 톤입니다. 2024년 기준 아직 2억 톤 이상을 더 줄여야 하며, 향후 연평균 3.6% 이상 감축이 필요합니다.

한국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 추이 (2006 IPCC 지침)
출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25
2018
728백만톤 ← 정점
2019
705
2020
656
2021
701
2022
692
2024*
692 (잠정)
2030
437 ← NDC 목표
2018년을 꼭짓점으로 뚜렷한 하락세가 보입니다. 다만 감소분 대부분은 발전 부문(원전·재생에너지 확대)에서 나왔고, 산업·농업 부문의 감축 기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입니다. 2030 목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농업 온실가스, 안을 들여다보면

농업 부문 약 2,120만 톤은 어디서 나올까요? 크게 네 가지 배출원으로 나뉩니다.

한국 농업 부문 온실가스 세부 배출 구조 (2018년 기준)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9.7%
25.8%
23.3%
21.1%
벼재배 29.7%
농경지 토양 25.8%
가축분뇨 처리 23.3%
장내발효 21.1%
벼재배축산(장내발효 + 가축분뇨)이 양대 축입니다. 논에 물을 가두면 혐기성 분해로 메탄이, 가축의 되새김 소화과정과 분뇨에서도 메탄과 아산화질소가 나옵니다.
배출원
주요 가스
발생 메커니즘
비중
벼재배
CH₄
담수 논토양의 혐기성 유기물 분해
29.7%
농경지 토양
N₂O
질소비료·유기물 투입 후 토양 미생물 반응
25.8%
가축분뇨 처리
CH₄, N₂O
분뇨 저장·처리 과정의 유기물 분해
23.3%
장내발효
CH₄
반추가축(소·양)의 되새김 소화과정
21.1%
작물잔사소각
CO₂, CH₄
수확 후 잔사 태우기
0.1%

30년간의 구조 변화: 벼는 줄고, 축산은 늘었다

1990년부터 2020년까지 농업 부문 총배출량은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내부 구성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농업 부문 배출원별 30년 변화 (1990 → 2020)
출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벼재배
~860만톤 ~530만톤
▼ 약 40% 감소
장내발효
~300만톤 ~450만톤
▲ 약 51% 증가
가축분뇨
~280만톤 ~490만톤
▲ 약 74% 증가
농경지 토양
~540만톤 ~550만톤
— 안정
벼재배 배출은 논 면적 감소로 40% 줄었지만, 장내발효(51%↑)와 가축분뇨(74%↑)는 대폭 증가했습니다. 한국인의 식생활이 쌀 중심에서 육류 중심으로 전환된 것이 온실가스 배출 지형에 그대로 반영된 셈입니다.

농업 부문 배출 가스 구성도 이를 보여줍니다. 메탄(CH₄)이 57.7%, 아산화질소(N₂O)가 42.3%입니다. 축산 확대로 메탄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한국의 3.2% vs. 세계의 30%: 왜 차이가 날까?

한국 국가 인벤토리에서 “농업”은 팜게이트(farm gate, 농장 울타리 안) 배출만 잡습니다. 그러나 FAO는 농식품 시스템(agrifood systems) 전체를 봅니다. 비료 제조, 식품 가공, 냉장 유통, 가정 소비, 음식물 폐기까지 포함하면 그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글로벌 농식품 시스템 온실가스 배출 구조 (2022년)
출처: FAO FAOSTAT, 2024
글로벌 농식품 시스템 총배출 16.2 Gt CO₂eq
팜게이트
7.1Gt
토지이용
3.8Gt
공급망
5.3Gt
팜게이트 43.8% — 농장 내 작물·가축 생산
토지이용 변화 23.5% — 산림 벌채 등
전·후방 공급망 32.7% — 가공·유통·소비·폐기
글로벌 농식품 시스템은 전 세계 인위적 온실가스의 29.7%를 차지합니다. 농장 밖 — 식품 가공, 유통, 소비, 폐기 — 에서 나오는 배출이 전체의 3분의 1. 한국의 3.2%는 팜게이트 배출만 반영한 것으로, 공급망까지 포함하면 실제 기여도는 훨씬 클 수 있습니다.
구분
🇰🇷 한국
🌍 글로벌
농업 부문 비중 (국가 인벤토리)
약 3.2%
약 11~12%
농식품 시스템 전체
(팜게이트+토지이용+공급망)
미산정
약 29.7%
주요 배출 가스
CH₄ 57.7%
N₂O 42.3%
CH₄ ~54%
(축산 기여)
배출 추세 (2000→2022)
정체~
미세 감소
절대량 10%↑
비중 38%→29.7%↓

시사점: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
  • 1
    감축 전략의 축이 바뀌어야 합니다. 한국 농업 온실가스는 “벼 중심”에서 “축산 중심”으로 구조가 전환되었습니다. 벼재배 메탄은 논물관리(얕게 걸러대기) 기술로 감축 가능성이 입증되었으나, 축산 메탄 감축은 사료 개선·분뇨 자원화 등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 2
    시스템적 시야가 필요합니다. 팜게이트 3.2%만 보면 농업은 “작은 문제”처럼 보입니다. 비료 제조 에너지, 식품 냉장·가공, 음식물 쓰레기까지 포함하면 농식품 시스템의 기후 영향은 전혀 다른 스케일입니다. 한국도 농식품 시스템 전체 배출량을 산정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 3
    통계 인프라가 정책의 기초입니다. 농촌진흥청은 국가고유 배출계수를 2021년 34종에서 2050년 64종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한국의 기후·토양·품종에 맞는 정밀한 계수가 있어야 감축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농민에게 인센티브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 사용된 한국 데이터는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2024년 공표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1990–2022 확정치) 및 2024년 잠정 배출량을 기준으로 합니다. 글로벌 데이터는 FAO FAOSTAT의 2024년 발표(2000–2022)를 기준으로 합니다. · 문의: 사단법인 식량과기후

References & Notes

참고문헌은 글 본문에 포함될 경우 이 영역에 표시됩니다.